똥밭에서 낮은 포복...

몇일째 알 수 없는 마음에 눌려있습니다... 무엇을 향해 싸워야하는지,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도 모른채 막연한 답답함에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는 중입니다.
혹 이것 때문일까? 아니면 저것 때문일까? 생각해보지만, 그저 아플 뿐입니다.

몇일전 아버지께서 마음 먹는 것이 중요하다시던데 그게 제겐 가장 어려운 모양입니다.
우연히 만난 Mike 에게 따지듯이 물었습니다. Are you happy? How can you be so happy?
How can you be so sure? How? How? HOW?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어떻게 그렇게
행복할 수 있는지 궁금함과 함께 나랑은 거리가 멀어보여 더 외로워지고 슬퍼집니다.
혹 내가 세상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버리고 더 버린다고 하면서도
버리지못하고 움켜쥐고 있는 것이 하나님 보시기에 못마땅하신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Mike 에게 또 물었습니다. Do you like Isaac? 하나님은 왜 아브라함-이삭-야곱중에
유독 이삭을 모른척 하셨을까요? 적어도 성경에선 이삭얘기가 왜 별로 없을까요? 한국
교회에서 이삭은 잘 설교되지 않고, 유대인들도 이삭이 누군지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있던데... 아브라함의 자손으로 민족을 시작하실거면, 이삭부터 해도 될 것을 굳이 손자에서
시작하시는 이유라도 따로 있는건지? 혹시 이삭이 욕심이 너무 없어서 그런거 아닐런지...
그런 사람은 하나님도 데리고 한 민족을 시작하기 불편하셨던건 아니신지? 설마 하나님이,
이삭이 욕심이 없어서 그를 사용하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이삭처럼 내가
세상에 기대가 없어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무기대가 어쩌면 세상에
대한 지독한 사랑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사랑이 넘치고 넘어 절망하게되고 또
포기하게 된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교수님께서 왈, '멋있는 미래를 꿈꾸며 일하면 즐거울꺼다' 하시는데, 그런 멋있는
미래를 꿈꾸는 것이 성경적인가 하는 질문은 차치하고서라도, 유학온 이래로, 내 미래가
멋있을 거라는 생각 자체를 해본 적도 별로 없고 앞으로도 그럴거라 기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실 평생을 이렇게 고민하며 아파하며 살 거 같아 삶이 몹시 두렵습니다...

살면서 마음이 원하는 것을 금한 적이 별로 없었는데... 이렇게 훈련되지 못했구나 느낄
때가 또 없습니다... 이 불편함... 똥밟은 것 같은 찜찜함을 넘어 똥밭에서 낮은 포복
하고있는 듯한 절망감. 내게 있는 것은 바닥없이 절망하는 이 마음 뿐입니다. 하나님이
생각이 있으시겠지요. 어쩌면 너무 훈련된게 없어서 이렇게 직접 절망속으로 굴려
넣으시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굴리고 굴려도 훈련되지 않으니 하나님도
답답하실겁니다. 사실 그런거라면 다행중 다행인 거죠... 구를만큼 구르고나면 씻고
옷갈아입으면 그만일테니. 근데 그게 아니면 인생... 아무것도 없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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