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년이 차매...

사도행전에 "사십년이 차매"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 구절 무척이나 좋아하고
또 늘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도 점심 먹다가 울컥 생각이 나서 몇자 적습니다...

그분은 무엇을 그렇게나 오랫동안 기다리셨을까...
하나님은 변하지 않으시는 분이시니... 그외에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두가지 정도
있겠습니다: 모세의 변화, 환경의 변화...

모세의 변화.
모세의 무엇이 변하기를 기다리셨고 40년이 차매 무엇이 변화되었을까를 생각해보는 건
아주 흥미롭고 재밌는 일입니다. 우선 늙었죠... 그가 120세에도 기력이 쇠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40대랑 80대의 차이는 있겠죠... 그럼 하나님은 모세가 늙어 힘이없어지기를
기다리셨을가... 사실 물리적인 힘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게 사역에 도움이 됩니다..
현장에서 사역하시는 목사님들은 다들 동의하시겠지요... ㅎㅎ

그러면 결국 모세의 성격이나 인품, 생각, 가치관 등 무형의 것들이 변화의 목표일텐데요...
성격면에서 40대때와 80대때에 달라진 점은 별로 없습니다... 사실 모세는 80이 되어서도
잘난척하는 사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성격 괴팍하고 못난 모습 여전히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그는 40년전에 받은 상처를 아직도 그대로 품고있는
말하자면 40대 때 보다 못하면 못했지 좋아 진거라곤 별로 없습니다...
그가 정말 40년동안 목동으로 살았다면, 예수탄생이야기에 나오는 목자들처럼
천사가 '가라' 하면 갑니다... 가시덤불 속에 나타난 하나님앞에 '싫다' 는 소리를 한번 하기도
어려울텐데 그는 5번이나 "하나님을 거절" 합니다... 그 고약한 성격 안죽은 거죠...
그리고 그렇게 거절하는 이유는 그 가슴깊이 뿌리박힌 상처 때문아니겠습니까...
"힘있을때 할려고 했더니 그렇게 안도와주시더니 이제와서 다시 뭘 하자고 부르십니까"
그 마음 깊은 곳에선 그는 여전히 패권국가의 "왕자"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을 찬찬히 쳐다보면 한가지 40대의 모세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뭔가 해보겠다는 의욕" 이 사라졌다는 건데요...이게 좋은 건지 나쁜건지는 그분만이
아십니다... 하나님이 모세의 내면에서 뭔가의 변화를 기다리셨다면 이것정도 이외엔
따로 눈에 띄는 게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모세가 광야의 지도자로서 훈련을 받았을거라는 건데... 사실 40년이면
너무 깁니다... 광야에서의 생존법이나 지질,지리등 같은건 한 몇년만 굴러도 대략 알죠...
뭘 40년 씩이나...  오히려 수십수백만의 백성들을 이끌 정치적 제도적 역량이 심히 급격히
감퇴 될 뿐입니다...

그러면, 모세의 바깥, 그러니까 환경이나 다른 여건들의 변화를 기다리셨다면 글쎄요...
이집트의 정치적 상황이 변하길 기다리셨다는 건 하나님의 일하시는 스타일로 봤을 땐
좀 어불성설입니다... 필요하다면 그냥 뭉게시면 되지 뭐 40년이나 기다리실 게 없죠...
근데 한가지 하나님이 기다리셨을 법한 게 있는데요... 여호수아와 갈렙입니다...
여호수아 14장에서 갈렙이 자기나이가 85세라고 했으니.... 모세가 40대에는 여호수아와
갈렙이 태어나지도 않았거나 났다면 갓난아기 정도이겠습니다...
하나님은 이들이 10가지 재앙과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 광야의 유랑을 직접 보고
정복전쟁을 거치면서 다음 세대의 지도자로, 하나님의 용사로 자라기를 원하셨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그들이 청장년이 될때까지 기다린게 어쩌면 이 40년인지도 모릅니다...
사실 그분은 그분  일하는 스타일상, 성격상 이러고도 남으실 분입니다...

어쩌든 그분은 사람을 기다리시는 건데요...
그것도 그 사람의 성격이 완전 분리/분해/수거/수리/재조립 되기를 기다리시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의 목표/전략 등이 그분의 스타일에 맞을 때까지 기다리시는 모양입니다...

그분의 이런 독특한 일처리 스타일로 볼 때... 그 누구에게도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다 끝났다... 가망없다' 하기 전에... 그분의 이 독특한 스타일을 한번 기억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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